닿지 않은 것
Dear. 2025. 11. 17.
—낮의 헤센, 조슈아에게.
안녕, 주변이 어두운 탓에 정갈하지 못한 글자는 이해해 줘.
바쁘다는 소식은 조금 전에 들었어. 낮에는 잠들어 있는 데다 요즘은 저녁에도 통 대화하지 않으니, 네 소식을 빨리 알 수 없었으니까. 대리로 임명된 이후 온갖 연구는 물론 학술회나 사교 파티 등 쉴 틈이 없다며.
아주 어릴 때부터 너는 밝은 면이 있으면서도 부단히 노력하기 위해 애쓰곤 했지. 하지만 요새는 아닌가도 싶어. 사람들 사이에 스며들어 의견을 나누지 않고서는 헤센의 주인이 될 수 없으니까. 잘하고 있나 보구나, 그렇게 여길 뿐이야.
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. 어머니가 널 선택한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겠지, 하는. 실제로 너는 나보다 성실한 데다 태양을 닮았어.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
—탁.

다 무슨 의미야, 이제 와서.
아리아는 제 목을 넘어가는 물체의 존재를 고스란히 느꼈다. 안정되다 못해 현실 감각이 조금은 떨어질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두통이 옅어졌다. 반대로 이미 나른한 몸을 어딘가에 누이고서 고민한 것은 편지에 대한 후처리다.
불에 타 몸을 바들바들 떨더니 이내 움츠러뜨리는 그것을 보며 아리아는 눈을 감았다. 아침이 작열할 시간이었다.